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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는게 뭐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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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는게 뭐가 어때서私はそうは思わない

  • 지은이: 사노 요코(佐野洋子)
  • 옮긴이: 전경아
  • 분야: 문학
  • 발행일: 2017년 04월 20일
  • 페이지: 344
  • 판형: A5변형
  • 정가: 13,000원
  • ISBN: 978-89-324-7352-9
  • 도서선정: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꾸밈없는 사람,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작가,

멋과 자유가 넘쳤던 중년의 사노 요코를 만나다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는 까칠하지만 솔직하고 진심 어린 표현이 돋보이는 40대 사노 요코의 산문집이다. 한없이 가볍고 발랄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노 요코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아직 나이가 차지 않은 저자의 젊은 시절의 고뇌가 곳곳에 묻어난다. 세상을 달관한 듯한 노년의 사노 요코 글과는 다른 색의 연륜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더 힘이 넘쳐나고 맹랑하면서도 여전히 시크하다.

사노 요코는 오로지 작가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통해 독자적인 생각을 관철시킨다. “저축 따위보다 친구가 중요하고, 이혼이 기뻐서 어쩔 수가 없고, 내가 싼 똥에 질식해서 죽더라도 미친 듯이 자고 싶고, 상대를 예술적으로 험담하는 지성을 기르고 싶고, 내가 뱉은 욕이 너무 심해서 후회할 때도 있으며, 죽을 때까지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세상 풍파에 시달리지 않는 꼿꼿한 그녀의 뚝심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큰 줄기다. 또한 사노 요코는 절대로 일반적인 상식, 보편적인 지식에 빗대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의 어머니에게든 내 어머니에게든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것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얄미운 아이였음에 틀림없다. _p182

 

문제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그녀가 자신과 비슷한 자아를 가진 아들 녀석을 낳았다는 것. 그런데 사노 요코는 그 사실에 섬뜩해한다. 모순 덩어리다. 이와 비슷한 모순은 책의 곳곳에 드러난다. 막 배 속에서 나온 아들을 바라보며 그 아이의 80세 고독이 떠올라 울었다는 그녀가 멜론 하나를 주기 싫어 사춘기 아들 몰래 친구와 나눠 먹는 장면은 모순을 넘어 커다란 웃음마저 선사한다. 또 자신이 키우는 숏다리 시바견이 못생겨서 사람들의 놀림을 받는 것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다리가 긴 예쁜 강아지를 보면서 못생겼어, 개답지 않아!”라고 하는 모습은 우리가 가진 시각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런 모순들은 가까이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가운데 일어난 불공평한 편애다. 사노 요코는 당당히 말한다. “이런 부조화 가득한 인생, 내 안에 가득한 모순 덩어리들그래서 뭐 어떻다고? 백조가 아니라 오리로 태어났으면 오리로 훌륭하게 살아가면 되지!” 탁월한 위트로 그것들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임을 피력한다. 파워풀하고 거침없으며 인간미 철철 흐르는 사노 아줌마의 자유분방한 수다에 빠져 키득키득 웃고 있다 보면 어느샌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세상살이에 공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내 주변에 있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편견은 그냥 편견이라는 그녀의 단순한 논리에 정해진 틀 안에 갇혀 있던 자신을 깨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비위 맞추지 않으며 사는 그녀는 정해진 틀에 맞춰 살라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외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삶이 별 다를 것 없다고 말하는 이 글을 읽고 왠지 모르게 힘이 나서 작가처럼 솔직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건 솔직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들어 있어서가 아닐까? _ 옮긴이의 말

 

 

허를 찌르는 직설 화법!

유쾌한 독설 작가가 건네는 격려와 위로

 

펼치는 페이지마다 주옥같은 명언들을 쏟아내는 사노 요코는 특유의 경쾌하고 꾸밈없는 화법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머리말 대신 자문자답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나 이런 사람이야. 어때, 내 얘기 더 들어 볼래?” 하고 작정하고 말하는 사람처럼 책을 펼치자마자 흡입력 있는 글로 서서히 몰입시킨다.

이번 책에는 유독 작가와 가까운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순간들이기 때문일 테다. 어린 시절 유난히 사이가 좋았던 오빠와의 추억들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의 죽음, 언제든 찾아가면 만날 수 있었던 소꿉친구의 갑작스러운 부고, 노망이 나서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큰어머니의 이야기 등 과거를 회고하며 번뇌하고 갈등하지만 결코 슬프거나 우울하지 않다.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 덕분에 오히려 독자들은 그녀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고 힘을 낼 수 있다. “이 세상은 추악하고 엉망진창이고 빌어먹게 지긋지긋하지만,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답고 엄숙하고 넙죽 엎드리고 싶을 만큼 멋지다라는 그녀의 말은 마치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듯하다. 그런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사노 요코는 참으로 청백하게 느껴진다. 기분이 좋다. 그녀가 말하는 삶처럼 살고 죽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 제일 기뻤던 일은 이혼했을 때예요. 엄청난 고독을 맛보게 되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마저도 기뻐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아침 햇살에 빛나는 빨래를 보고 있으니 아아, 살아 있다는 건 멋지구나, 해님이 있다는 게 이렇게 감사할 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사했어요. ---p8

 

학창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가 병에 걸렸다. 불안에 떨거나 울거나 발끈하는 나를 괜찮아, 괜찮대도.” 하고 그녀가 위로해 주면, 나는 정말로 괜찮은 기분이 들었다. 괜찮다, 그렇게 오오츠카 경찰서 옆길에서 쭉 올라가다가 왼쪽으로 돌면 나오는 골목 안에서 그런 말을 듣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겼던 나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단수가 되어 평정심을 잃은 사람처럼 말이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나는 깨달았다. 아아, 우리는 전우와 같았구나, 그것도 25년 넘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일상과 싸워 온. 내 눈물은 그 증표였다. ---p32

 

멜론을 여섯 개씩이나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 세상의 모든 순위는 멜론으로 매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입원해서 멜론 한 상자를 받았을 때 아아, 마침내 나도 병문안으로 멜론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구나, 오랜 여정이었다하고 혼자 감상에 젖었다. 나는 아들 모르게 멜론 한 개를 여러 번에 걸쳐 가늘게 잘라 먹었다. 의식적으로 숨기고 먹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들이 없을 때만 먹었다. 집 안에 나밖에 없는데도 몰래 먹었다. 여동생이 집에 놀러 왔을 때도 역시 남은 멜론을 몰래 먹었다. ---p89~91

 


본문 판권 저작권 표기를 아래와 같이 정정합니다.

일러스트ⓒ사노 요코 → 일러스트 사노 요코 

 

머리말을 대신하는 자문자답

[1장] 두 살 터울의 오빠가 있었다 | 엉덩이가 크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으니 | 들판에는 가련한 꽃도 핀다 | 친구 따위 필요 없었습니다 | 이윽고 익숙해지면 여자는 | 어쩌면 부부란 이런 게 아닐까? | 계단식 밭을 올라가면 나오는 집으로 시집갔다 | 여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 왜 들판에 한자 ‘원原’이 들어가는가? | 겨우 달이 흙담 위에 얼굴을 내밀었다

[2장] 뒤엉킨 채로 무덤 속까지 | 모범 제국의 러브호텔 | 어째 음식 만드는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 으응, 나도 멜론이 먹고 싶어요 | 자식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 노노미야는 천사의 도구를 나른다 | 살구나무 무화과나무 바나나나무 | 새는 찻주전자에 내일은 없다 | 몸이 아파 병을 고치러 온천에 간다고 | 새파랗게 페인트칠한 번들번들한 티 없이 맑은 하늘 | “눈치가 빠른 녀석이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 나는 늘 눈치 빠르게 행동했다 | 내 인생은 완벽했다 | 적어도 더 이상, 그 누구도 아무것도 | 생각해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 날씨가 더 위대한 것이다 | 뭔가를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 화가 날 때는 내가 멀쩡한 인간인 듯한 기분이 들어 힘이 솟는다 | 얼빠진 얼굴을 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텔레비전에 달라붙어 있는 일본의 소년들이여 | 백지도는 바흐와 같다 | 예술은 의무가 아니다 | 멀리서 총소리가 들렸다 | 여기도 도쿄 | 이불을 깔 공간만 있으면 된다 | 변소는 크고 둥근 독을 땅에 묻은 것이었다 | 눈가에 은가루를 바르고 일어난 아들은 변두리 캬바레의 호스티스 같았다

[3장] 점점 더 모르게 되었다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이상적인 아이 따위 한 명도 없다 |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다 | 눈은 새하얗다고 생각했다 | 예전처럼 웃음이 나지 않았다 | 이윽고 아이는 어른이 된다 | 더럽고 축축한 손이 목덜미로 파고들다니 | 학교는 재미있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았다 | 허, 이십삼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 | 둔감한 열정이 바로 젊음입니다 | 스무 살의 사노 요코 님에게 | 자기야, 어쩜 우리 애만 저렇게 사랑스러운 거지? | 어떤 사람이 되길 바랐어? | 아, 이놈은 아빠가 닥스훈트예요

[4장] 코스모스를 심은 것은 심기가 불편한 중년의 아버지였다 | 나도 모르게 언니라는 횡포를 휘두르고 말았다 | 나는 엄마도 아이였구나 싶어 굉장히 놀랐다 | 뒤도 돌아보지 말고 헤어지자고 | 분필 냄새가 나는 하얀 구두를 신고 엄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 본국에 돌아가면 흰 쌀밥에 연어를 먹고 싶어 | 나는 다시 오싹해지고 싶었다 | 무릎을 어루만지다 | 한동안 장례식은 사양이야 | 너희 집. 파랑새는 없잖아 | 이래도 되는 걸까, 고양이가? | 새가 하늘을 날고 있어도 불쌍하지는 않다

[5장] 좋아좋아, 그렇게만/모리 요코 『초대받지 못한 여자들』 해설 | 아이고, 잘 모르겠어요/오자와 다다시 『아기 돼지의 숨바꼭질』 해설 | 가공하지 않은 명란젓의 얇은 껍질을 벗기는 기분이 들었다/야마다 무라사키 『철쭉을 보았다』 해설 | 나는 기겁했다/초 신타론 | 토라고로가 먹은 고기만두가 더 맛있었을 거라 생각한다/오자와 다다시 『눈을 떠라 토라고로』, 『약속은 약속』 | 당장에 기분이 좋아지는 책/다나베 세이코 『바람을 주세요』 |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능력이다/헨리 밀러의 러브레터 | 스러지지 않은 석조 건물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앨리슨 어틀리 『시간 여행자 비밀의 문을 열다』 | 벌떡 일어나서 여든의 고독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다카노 후미코 『절대 안전 면도칼』, 다니카와 슌타로 글・미와 시게루 그림 『할머니』

맺음말
옮긴이의 말

사노 요코

1938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돌아와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독특한 발상을 토대로 깊은 심리를 잘 묘사하고, 유머 가득한 그림과 리듬 있는 글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작품으로는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 『아저씨 우산』, 『아빠가 좋아』 등이 있다.
『아저씨 우산』으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학상 추천을 받고, 『내 모자』로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 부문을 수상했다. 2010년 11월,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나라에는 그녀가 사망 전에 쓴 두 권의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와 『죽는 게 뭐라고』 외 한창 활발히 활동할 당시 쓴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경아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요코하마 외국어학원 일본어학과를 수료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미움받을 용기』(1, 2), 『마음에 구멍이 뚫릴 때』, 『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긍정적인 사람의 힘』, 『지속가능형 인간』, 『역사 문화 인문지식이 업그레이드 되는 유쾌한 성경책』, 『지도로 보는 세계민족의 역사』, 『굿바이, 나른함』, 『당신에게 눈부신 오늘을 선물합니다』, 『모두에게 YES를 이끌어 내는 협상 심리학』, 『간단 명쾌한 발달심리학』, 『비기너 심리학』, 『서른 살 직장인 글쓰기를 배우다』, 『새콤달콤 심리학』, 『세계장편문학』, 『미스터리 세계사』, 『뭘 하기도 뭘 안하기도 애매한 서른다섯』 등 다수가 있다.

나윤2017-04-30 23:29:43

책을 본 첫 느낌은! 아! 봄이구나!! 연한 핑크색 표지에 사노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 고양이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든다. 사노 요코의 문체는 역시 간결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사노 요코만의 솔직담백함이 매력적이다.

나는 화가 날 때는 화가 나서 속상하다. 화를 참고 있는 나를 보면서 또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런데 사노 요코의 이 구절은 화가 나도 괜찮아! 라면서 위로해 주는 느낌이 났다. ‘화가 난 채로, 화가 날 때는 나 자신이 실로 멀쩡한 인간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힘이 났다.’ 화라는 감정을 내가 생각지도 못한 표현으로 나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게 만들어 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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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2017-04-30 21:57:18

아메리카노를 앞에두고 작가와 함께하며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다. 그녀의 어린시절, 가족과 친구의 죽음, 출산, 이혼, 고양이 등등 그녀의 기억속의 이야기들이 실타래 풀리듯이 펼쳐진다. 자동차 기름냄새를 맏던 그녀의 이야기에 문득 어린시절 하얀 연기를 뿜으며 달리던 소독차를 따라다니던 나의 모습도 생각이나면서 나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내고싶은 충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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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쏟아지다2017-04-30 17:35:00

“누구도 용기는 없다”

사노요코는 말한다. 그 누구도 용기는 없다고 말이다. ‘러브 호텔 건설 반대’에 서명할 사람 혹은 선뜻 나서서 용기를 보여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대중이라는 이름 앞에서, 다수의 사람 앞에서 나를 숨기로 우리를 내세울 뿐이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그저 대중이라는 이름에 나를 숨기고 너를 저버리고 우리로만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치적 소신도 잊고 경제적 가치를 모른 채 하며 시민의식을 땅에 묻고 더 많이 가지려고 더 많이 소유하려고 욕심의 무게추만 기울이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지금의 현실 사태가 참 무겁고 먹먹하다.
우리라는 가면을 쓴 우리의 주체인 나는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전쟁을 겪은 사노요코의 부모님과 사노요코의 세대들에게 귀한 것은 그저 살아낸다는 것 자체가 아닐까 한다. 어떤 좋은 음식도 아니고 어떤 좋은 옷도 아니고 그저 내 몸 누울 수 있는 공간만이 그들에게 전부가 아닐까. 그래서 사노요코는 방의 다다미 크기가 아닌 여러 가지 모양의 집을 꿈꾼다. 실용과 미학이 아닌 그저 누울 수 있고 괜찮은 화장실이 딸린 그런 공간을 원한다. 요즘의 우리가 방의 구조며 가구며 세세한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온전하게 살기 위해’ , 내 몸 쉴 그 공간만이 유일한 집의 자리인 것이다.
지금 내 몸 쉴 공간을 나는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저 잠을 자고 일상을 녹아내는 공간이 아닌, 내 마음 편히 쉴 나만의 아지트가 있는지 말이다. 그 아지트에는 형식도 없고 예의도 없고 걱정도 없는 오로지 온전한 나 자신으로 스며드는 공간이어야 한다. 살포시 떠오르는 장소에 이내, 마음이 따스해 진다.
이번 책은 1980년대에 쓴 에세이가 많다. 30~40여년 전의 일이 소소하고 가볍지 않게 와 닿는 이유는 산다는 건 어느 시대나, 어느 모습이거나 비슷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다른 장소, 다른 이유로 생기는 일이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비슷한 무게의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매일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이 최고의 드라마였을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용기만 있다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떻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뭐가 어떨까 한다. 그저 온전한 한 사람으로 살고 내 삶에 소소한 즐거움으로 채워나간다면 말이다. 투철한 삶의 의지와 용광로 같은 열정이 아니더라도 내 삶의 철학과 주관을 가지고 산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나의 삶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소소한 삶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니까. 좋아 좋아, 그렇게만, 그렇게만 나에게 용기를 가지고 말이다.

메론 한 조각을 음미하며 ‘아, 정말 맛있다’라는 말이 사노요코의 글에 그대로 맛깔나게 녹아든다. 그 달큰함이 내 삶에도 살포시 미소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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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7-04-30 16:36:59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일침을 준 책이라 생각한다.
‘아니라고 말하는게 뭐 어때서’ 내 사전에는 분명없는 문장임에 틀림없다.
양보와 상대방의 배려로 내안의 마음이 조금씩 병들어 있을쯤 사노요코 언니가 나를 불러놓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충고하듯이 이야기 해주는 듯했다.
일본문화와 정서가 조금은 생소했지만, 살아가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황 상황에 맞춰 때론 모순적이고, 이기적이고, 독설적 이었지만, 그녀는 역시 당당했으며, 이책 읽는 내내 닮고 싶은 나만의 워너비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색깔로 비유하자면 흰색도 아닌 검정색도 아닌 회색으로 사는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 권유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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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희2017-04-30 15:19:46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가는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작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인데도 이렇게 시대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새삼 내 주변에 다른 나이대 사람들을 동질감을 느끼며 보게된다. "어느 아이 안에서든 아이의 혼과 어른의 혼이 함께 산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월을 쌓아 간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 말은 지금과 다르지 않은 마음과 정신세계를 가졌던 어린시절의 나를 생각나게 했고, 앞으로 100살이 되어서도 같은 영혼을 가지고 살아갈 나를 상상하게 해주었다. 책은 5장으로 되어 있지만 각 장마다 많은 챕터로 나뉘어 각 각의 이야기를 해주어 많은 사람들과 사건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인지, 몇 챕터 읽으며 이야기를 듣는 동안 졸음이 솔솔 밀려왔다. 침대 옆에 놓고 읽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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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홍2017-04-30 14:52:11

-삶과 일상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
삶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쓰여져서 편안하게읽을 수 있었습니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에 때로는 공감으로, 때로는 새로운 시선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때로는 너무 담담해서, 지루한 느낌도 조금 있었습니다..ㅠ 하지만 새로운 작가, 새로운 책을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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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2017-04-30 11:16:48

책표지도 뭔가ㅡ봄에읽고싶어지는 벚꽃느낌이라
산뜻한느낌으로 열었는데 역시 사노요코만의 시원시원한 화법과ㅡ친근감이느껴지는....
책을 읽고있을때만은 뭔가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들엇다
삶과죽음의 이야기도 무겁지않게풀어내주고
술술읽으며 내려갓던책!
메론도먹고싶게만들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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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2017-04-29 21:52:36

사노요코.열심히하지않습니다에 이어 그녀의 두번째책을 접하게되었다.
그녀의 글은 정말 거침없고 솔직하고 담백하다.마치 옆집언니와 수다떨듯. 묘한 통쾌감도 있고.격하게 공감가는 이야기들도있고.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읽을수 있을것 같다.
그녀는 그녀의 이야기를 정말 담담하게 들려주지만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이유는 꾸밈없는 감정표현이 묘한공감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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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잉2017-04-27 22:21:22

머리말을 대신하여 자문자답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이미 반하였다.

슬픔이란 어떤 사건이 아니라 감정의 밑바닥에 흐르는 물 같은 거라고.
기쁨이나 즐거움은 슬픔이나 고통처럼 깊이 뿌리내리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면이 있다고. 빛처럼.

머리말의 자문자답만 들어도 사노요코의 어린 시절, 아득한 기억들을 함께 더듬어 찾아가는 특별함이 있다.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는 제목만으로는 당당하고 가차 없이 씩씩하게 들이대는 아줌마의 육성을 상상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사노 요코가 (사실은...) (나...)<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라고 생각했어...) 라고 실은 그랬다고 나에게만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사노요코는 그랬어? 하며 같이 공감하기도 하고 의외의 반응과 생각에 같이 깔깔 웃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 특별히 알아가는 것 같다.
좋은 친구처럼. 서로에게만 편하게 터놓을 수 있는 기분을 느끼며.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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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코2017-04-19 14:40:18

사노요코'식 공감에세이를 조용히 눈으로 읽다가 그만 옆집에 사는 수다쟁이 언니와 오랜만에 마음이 쿵짝 맞아 고개를 끄덕이며 손박수를 치면서 공감하듯이 '그렇지그렇지, 나도그래, 맞아맞아!'하면서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머리말을 대신하는 '자문자답'에서는 담담하고 정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활자로 풀어나가는 사노요코 특유의 입담도 재미있다. 자문자답을 통해서도 그녀가 일상을 어떠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알게된다.
그림은 주로 어디에서 그리는지, 글은 어디에서 쓰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얼마 전까지는 어디에서든 썼어요. 차가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쓴 적도 있죠. 글 쓰는 건 습관이라서 솔직히 어디에서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라며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장황한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함으로써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가장 특별한 것이고, 그 일상을 살아가면서 할 말은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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