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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고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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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고백록

  • 지은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옮긴이: 제윤
  • 분야: 문학
  • 발행일: 2017년 09월 30일
  • 페이지: 324
  • 판형: 140*225
  • 정가: 13,000원
  • ISBN: 9788932473611
  • 도서선정:

고백으로 풀어낸 새로운 도스토옙스키 만나기

작가 일기고립, 동방문제등 국내 초역 작품 수록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새로운 도스토옙스키를 만날 수 있는,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도스토옙스키 작품들이 소설 위주로 소개된 반면, 이 책은 저자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고백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소설과 비평을 아우르고 있다. 또한 작품 앞에 작가 해설을 두어 작품의 이해를 돕고,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작품 해설을 통해 그 의미를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책에 실린 지하로부터의 수기작가 일기는 모두 도스토옙스키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이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도스토옙스키에게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소설로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비롯한 장편소설에서 나타날 주제를 미리 암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작가의 대표 장편들로 들어서는 입구에 해당하는 소설로,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구상 단계에서부터 고백록으로 불릴 만큼 작가의 고백적 세계관을 잘 보여 준다.

고백이라는 형식은 도스토옙스키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죄와 벌을 쓸 당시, 작가는 원래 제목을 고백록으로 하려 했다. 장편 미성년을 쓰면서는 자신을 위해 쓴, 위대한 죄인의 고백록이라는 메모를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고백적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러시아의 문학 이론가인 미하일 바흐친은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작품은 하나의 단일한 고백록이다.”라고 평했다. 한겨레에는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오거스틴의 참회록이나 루소의 고백록에 버금갈 고백록이라는 글이 실리기도 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도스토옙스키 작품들 중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이런 고백적 성격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모습이 잘 투영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이 작품을 쓸 때 그의 부인이었던 마리야 드미트리예브나는 폐결핵을 심하게 앓는 중이었고, 작가 자신도 병적인 상태로 집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도스토옙스키의 현실이 이 작품에는 고스란히 묻어 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함께 실려 있는 작기 일기는 도스토옙스키의 사회 비평으로, 작가가 시민지 등에서 발표한 글이나 산문 등을 묶은 책이다. 이중에서 편역자는 도스토옙스키 고백록콘셉트에 맞게 작가의 고백적이면서도 역설적인 모습을 잘 보여 주는 글들만을 선별하여 번역했다. 특히 이 중에는 국내 초역인 고립, 동방문제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도스토옙스키의 글을 접할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를 여는

열쇠 같은 작품과 사회 비평을 한 권으로 만나다

  

흔히 소설에 비해 비평은 다소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작가 일기에 실린 비평들은 그런 편견을 깨는 글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그의 소설보다 더 신랄하면서도 블랙 코미디 같은 유머러스함도 보인다. 공상과 몽상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당시 러시아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켜 이들의 좌우명은 내가 죽고 나서 대홍수가 난들이라고 비꼰다. 러시아는 무조건 낙후되었다고 생각하며 서구만을 숭상하는 서구주의자들을 묘사하며 악랄한 서구 주인에게 맞으면서도 감동해서 하느님, 나의 조국에서는 이 주먹마저 얼마나 복고적이고 고결하지 않은지요, 반대로 여기서는 얼마나 고결하고 맛있고 자유주의적인지요!”라고 외칠 거라고 풍자한다.

역설가에서는 전쟁이 희생과 헌신이라는 인류의 고귀한 성품을 일깨우므로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어느 역설가가 등장한다. 역설가는 평화의 시기에는 사람들이 나태해지며 돈의 노예가 되지만 전쟁이 벌어지면 활기에 차서 돈을 떠나 보다 고귀한 것들, 예를 들어 명예나 조국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게 된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러한 궤변은 도스토옙스키만의 위트를 잘 보여 주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물질 만능주의와 자본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신랄하게 풍자되어 있어 씁쓸함도 안겨 준다.

반면 지하로부터의 수기작가 일기에 실린 글들보다 더 무겁고 어둡다. ‘지하인이라는 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을 형상화한 도스토옙스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고독한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죄와 벌의 라스콜니코프처럼 구원받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들 중 가장 비극적인 인물로 꼽힌다.

 

 

 

1. 서문
2. 작가 해설 – 진실에 애타다
3. 사회 비평 『작가 일기』
공상과 몽상
강신술. 귀신에 관한 어떤 것. 이것이 귀신들이 맞는다면 귀신들의 비상한 교활함
고립
유럽에 대한 공상들
정체되어 있는 식물적 삶의 이상형. 부농과 고리대금업자. 러시아를 몰아가는 높으신 나리들
역설가
나의 역설
역설로부터의 결론
동방문제
4. 중편 『지하로부터의 수기』
1부 지하
2부 진눈깨비로 인해
5. 작품 해설 – 사회적 신비의 토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모스크바의 마린스키 빈민 병원 사택에서 군의관 미하일 안드레예비치 도스토옙스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6년(이하 구력) 장편 『가난한 사람들』을 완성하며 문단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그 후 페트라 스키의 금요 모임에 드나들며 금서를 탐독했는데 이 일로 당국에 체포돼 사형을 언도받았으나 형 집행 직전 시베리아 유형으로 감형되었다. 시베리아 유형 시절 관리의 아내였던 마리야 드미트리예브나 이사예바를 알게 되고 1857년 미망인이 된 그녀와 결혼하였다. 1859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고 1861년 『죽음의 집의 기록』을 발표하며 문단에 성공적으로 복귀하였다. 하지만 1864년 부인과 형이 잇따라 사망하는 불행을 겪었다. 이후 1867년 속기사였던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하고 빚쟁이들을 피해 유럽으로 나가 4년을 머물렀다.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문학 활동을 벌였으나 1881년 1월 28일 폐출혈로 사망하여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알렉산드르 넵스키 대수도원 묘지에 묻혔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구상 단계에서 ‘고백록’으로 불렸는데 스카프티모프 등 다수의 연구자들은 저자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잘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작가 일기』는 도스토옙스키가 발행하던 월간지의 내용 등을 모아 발표한 책으로, 저널리즘 양식을 통해 작가의 미학적·철학적 견해를 잘 보여 주는 저서다.

제윤

십여 년 전 모스크바국립대 어문학부에서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 연구로 박사 학위(Ph. D.)를 받았다. 현재는 전문 연구자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해외 근무 중이다. 몇 해 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근무하며 오랜만에 도스토옙스키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도시에서 무모해 보이는 그의 믿음에 다시 경의를 표했다. 이 책은 그 시간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