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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57

체벤구르

CHEVENGUR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윤영순

692쪽, B6, 17,000원

2012년 10월 15일

ISBN. 978-89-324-0389-2

이 도서의 판매처

“소비에트의 조지 오웰”플라토노프의 대표작
박노자의 <추천의 말> 본문 수록, 국내 초역
“『체벤구르』는 나에게 개인적인 성경 책 역할을 해 왔다.”-박노자


조이스나 프루스트, 포크너에 비견되는 20세기 러시아 산문의 대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대표작 『체벤구르』가 윤영순(경북대 교수)의 번역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플라토노프의 대표작이자 유일하게 완성된 장편 소설 『체벤구르』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접해 보지도 못한 프롤레타리아들이 나름대로 혁명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건설해 가는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동자들과 농민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들이 어떻게 혁명을 받아들이고 공산주의 이념을 실현하는지를 그들의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1928년 완성된 이 소설은 창작 후 60년의 세월이 지난 1988년이 되어서야 러시아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플라토노프은 태생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철저한 공산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반 소비에트주의자로 비난받으면서 소련에서 가장 철저하게 금지된 작가 중 한 명이었다. 특히 1931년 발표한 중편 「저장용으로」는 ‘부농의 연대기’라 혹독히 비판받았으며, 이를 읽은 스탈린까지 진노했다고 한다. 소비에트 비평계의 대부 예르밀로프는 플라토노프를 ‘저주받을 작가’라고 낙인찍었으나, 작가 사후 자신의 비평 인생 ‘단 한 번의 실수’로 플라토노프에 대한 혹평을 꼽으면서, 작가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였다.

인간이 없는 공산주의의 도래를 통찰한 소비에트 유토피아 문학의 정수
서정적이면서도 풍자적인 플라토노프 창작의 백과사전
소련에서 60년 간 출간 금지된 작품


이 책은 플라토노프 창작의 ‘실험실’ 또는 ‘백과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작가가 당시 집중했던 여러 가지 문제의식들이 실험적으로 드러난다. 장편 소설이지만 다양한 중· 단편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만큼 파편적인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이념과 새로운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외적 주제가 죽음과 그 극복, 주체와 타자의 관계, 여성과 성에 대한 의문과 같은 존재론적 문제들에 연관되어 펼쳐진다. 소설은 성장 소설과 모험 소설, 이념 소설 등의 형식적 틀을 지니는데, 각 부분은 개별적 에피소드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토노프는 공산주의를 종교처럼 사랑했던 진짜 프롤레타리아 작가였지만, 새롭게 나타난 현실 공산주의의 관료제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정적이고 풍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작가와 공산주의 사이의 모순된 관계는 이 작품에 잘 드러난다. 이 소설의 출판이 성사되도록 도와 달라는 플라토노프의 편지에, 고리키는 작품의 ‘서정적이면서도 풍자적인’ 성격 때문에 출판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리키의 형용 모순적인 표현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입장을 정확히 포착한 말이다.


호수에 몸을 던진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사샤는 가난하고 아이들이 많은 드바노프 집안에 입양된다. 드바노프의 친아들인 이기적이고 영악한 프로샤와 타자 지향적이며 사유하는 성격의 사샤는 어린 시절부터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보여 준다. 사샤는 자기를 이 가족에서 데려가 양자로 삼은 방랑자이자 기계공인 자하르 파블로비치와 함께 공산당에 입당한다. 혁명 후 계속된 내전 중에 열차 사고를 겪고 열병까지 앓던 사샤는 이웃집 소녀 소냐와 친해지지만, 당의 명령을 따라 또다시 길을 떠나고, 시골 선생님으로 발령 난 소냐와 작별한다. 아나키스트 부대에게 생명을 잃을 처지에 놓인 사샤를 자칭 공산주의의 기사 코푠킨이 구해 준다. 제각각의 방식으로 공산주의가 이루어진 시골 마을들을 떠돌던 사샤와 코푠킨은 마침내 지상에 건설된 공산주의의 낙원 체벤구르에 도착하는데......
추천의 말: 자본주의적 근대성에 대한 저항의 장
제1부 장인의 기원
제2부 열린 심장으로 떠나는 여행
제3부 체벤구르

해설: 플라토노프의 삶과 예술 - 열린 심장으로 살아가기
판본 소개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연보

저자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1899년 러시아 남부의 작은 마을 얌스카야 슬로보다에서 철도역 소속 기관사이자 기계공인 아버지와 시계공의 딸인 어머니의 11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을 돕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일용직 노동자, 철도 기관사 조수, 파이프 공장 주물공 등 닥치는 대로 일하였다. 러시아 혁명 덕분에 수학할 기회를 얻어 1918년 보로네시 철도 대학에 입학하였고, 잡지 <철도>의 편집에 참여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20년대 초반 토지 개량 기술자로 근무하면서 토지 개량 사업, 전력화 사업 등에 매진하며 공산주의 현실에 대해 숙고했으며, 이 시기의 경험에서 <체벤구르>의 다양한 주제들이 나왔다. 1926년부터 탐보프 지역의 토지측량부서 책임자가 되어 러시아 농촌의 비참한 현실과 다시 만났다. ‘자기 시대의 기록자’로서 작가 재능이 폭발한 이때에 탐보프 3부작 「에피르의 길」, 「예피판의 수문들」, 「그라도프 시」를 완성했으며, 1927년 단편집 <예피판의 수문들>을 출간했다. 모스크바에 정착한 1927년부터 플라토노프는 작가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했지만, ‘반소비에트주의자’로서 문단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1929년 발표한 단편 <의혹을 품은 마카르> 때문에 작가는 무정부주의자이자 허무주의자로 비난받았으며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대한 변절자’로 낙인찍혔다. 특히 1931년 발표한 중편 <저장용으로>는 ‘부농의 연대기’라 혹독히 비판받았으며, 이를 읽은 스탈린은 진노했다고 한다. 1934년 작가동맹 사절단의 일원이 되어 투르크메니스탄을 여행한 경험으로 중앙아시아 테마의 소설 「잔」, 「타키르」 등을 집필했으며, 1930년대 초반에 미완의 장편 <행복한 모스크바>를 집필했다. 1938년 15세 된 아들 플라톤이 정치범으로 당국에 체포되어 2년 간 수용소 유형에 처해졌으며, 결국 1943년 폐결핵으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1942년 신문 「붉은 별」의 종군 기자로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였으나, 종전 후 발표한 단편 「이바노프의 가족(귀향)」마저 혹평을 받자, 창작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1951년 1월 폐결핵으로 사망했으며, 아들이 묻힌 모스크바의 아르메니야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역자

윤영순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플라토노프의 창작에 드러난 작가 입장의 문제』로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 재직하면서, 러시아 소설 및 문화, 러시아와 동유럽 영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소쿠로프와 콘찰롭스키의 포투단 강 읽기」, 「우리 시대의 고전, 복제와 재생의 미학: 소로킨의 창작을 중심으로」, 「시장과 소설: 바흐친의 라블레론과 19세기 러시아 소설 장르」 등의 논문과 『세계문학 속의 여성』(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