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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109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

귀스타브 플로베르 ,진인혜

580쪽, 128*188, 14,000원

2021년 01월 25일

ISBN. 978-89-324-0502-5

이 도서의 판매처

작품의 줄거리

부모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 시골마을 토스트에서 개업한 샤를 보바리는 어머니의 주선으로 나이 많은 집달리 미망인과 결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이 사망한다. 얼마 뒤 다리를 다친 노인 루오의 집에 방문 진료를 갔다가 수녀회 기숙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와 있던 노인의 딸 에마를 만나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기에 이른다.

학교 졸업 후 시골 집에서 지내며 단조로운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에마는 자주 방문하던 샤를에게 이끌려 결혼했으나, 자신이 꿈꿔온 것과 다른 생활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남편에게서 따분함을 느낀다. 에마는 모든 것에 박식하고 다양한 활동에 뛰어나며 정열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세련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이끌어 주는 남자를 꿈꾸었으나 샤를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었다. 권태에 빠진 에마의 신경질환이 심해지자 샤를은 뇌샤텔 지역의 용빌 라베이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화려한 삶에 눈뜬 에마는 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작품 전체를 완벽한 문장으로 채우겠다는 야심
 
『마담 보바리』를 둘러싼 스캔들은 문학사의 유명한 사건 중 하나다. 이 소설을 발표한 플로베르가 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명목으로 고소당해 법정에 섰기 때문이다.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그런 불륜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진 뒤 감당하지 못한 채 음독자살하는 이야기는 분명 보편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플로베르는 이처럼 자극적인 스토리를 냉혹하리만치 간결하게 서술한다. 과잉이나 빗나감이 없는 ‘완벽한 표현’을 달성하기 위해 플로베르는 4년 반 동안 세상을 거듭 관찰하며 문장을 손봤고, 그 결과 탄생한 『마담 보바리』는 프랑스, 아니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결혼 생활의 권태, 현실과 이상의 간극, 사랑에 대한 환상과 영원한 불만족 등 다양한 인간 심리를 가장 효율적이고 적확하게 묘사한 사례로 꼽힌다.

현실을 적확하게 묘사한다는 측면에서 플로베르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작품 세계는 하나의 계열로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성격을 보여 준다. 특히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정치적 격변 와중에 생겨난 사실주의가 예술보다 정치적인 요구에 더 부합하는 경향을 보이자, 플로베르는 이런 사실주의의 편협함에서 벗어나고자  현실의 단편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단어 하나하나를 세공품처럼 다듬었다.

작가의 시점 역시 인상적이다. 플로베르는 불륜을 저지른 에마의 이야기를 통해 간음을 비난하지 않으며, 반대로 그에 대한 이해와 동정을 구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기적이고도 지리멸렬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욕망에 질식한 한 인간의 삶을 냉철하게 관찰할 뿐이다. 작가의 감정이나 판단을 배제한 채 수려한 문체로 현실의 단편을 객관적으로 재현한 그의 작품에는, 따라서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모든 현상이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다. 이러한 플로베르의 엄밀한 시선에 감탄했던 초현실주의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는 『마담 보바리』를 ‘작가의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하드보일드를 연상케 하는 플로베르의 문장을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번역한 한국어판

문체의 힘을 인식하고 문장 하나하나에 시를 쓰듯이 심혈을 기울인 플로베르는 『마담 보바리』를 탁월한 장면 묘사로 가득 채운다. 로돌프와 에마의 밀회 장면(2부 9~12장)을 비롯해 진실되고 세심한 시골 묘사로 평가받는 결혼식 장면(1부 4장), 모든 주요 인물의 상호작용과 마을 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용빌의 여관 장면(2부 2 장) 등 플로베르가 현실의 핵심만을 포착해 정확한 단어로 표현하는 순간은 거의 과학적인 우아함을 띠고 있다. 20세기의 대표 작가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와 밀란 쿤데라는 높은 효율과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마담 보바리』의 문장이 시에 가깝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이 우아하고도 냉철한 산문은 20세기에 출현한 하드보일드 계열의 거장들이 다다르기 원했던 경지였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의 『마담 보바리』를 번역한 진인혜 교수는 플로베르의 문장이 지닌 아름다움의 원천인 ‘간결함’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프랑스 문학이라고 하면 관습적으로 떠올리는 낭만성보다는 작가 특유의 정확하고 냉철한 표현에 담긴 우아함에 주목한 것이다. 플로베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이번 한국어판은 플로베르의 서사가 가진 특별한 힘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1부
2부
3부


해설
판본 소개
귀스타브 플로베르 연보

저자

귀스타브 플로베르

1821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중심 도시 루앙에서 태어났다. 외과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는 세밀하고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한 그의 사실주의 문학 성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습작을 시작해 「장서벽」, 「박물관 강의」, 「고뇌」, 「광인의 화상」, 「스마르」, 「마뤼탱 박사의 장례식」 등의 글을 발표했다. 이후 파리의 법과대학에 입학했으나 법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3년간 공부하다 1843년에 신경 발작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루앙 교외의 크루아세에서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851년 『마담 보바리』 집필을 시작해 5년 만에 탈고한 뒤 잡지 『르뷔 드 파리』에 발표했다. 이 소설이 도덕을 저해하고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편집자와 함께 기소되었으나, 시인 라마르틴이 변호 서한을 보내준 덕분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오히려 큰 성공을 거두고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이다.
이후 카르타고 관련 역사소설 『살람보』, 자전적인 소설 『감정교육』, 이집트 수도사의 환상을 그린 『생 앙투안의 유혹』 등의 소설을 발표한 그는 20년 전부터 생각해 오던 『부바르와 페퀴셰』 집필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러나 1880년 파리 여행을 준비하던 중 크루아세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하면서 끝내 완성하지 못했고, 이 책은 사망한 이듬해 미완 상태로 출간되었다.

역자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로베르의 작품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4대학에서 D.E.A.(박사과정 수료)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충남대학교, 배재대학교에 출강하고 배재대학교 학술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목원대학교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프랑스 리얼리즘』(단독 저서) 및 『축제와 문화적 본질』, 『축제 정책과 지역현황』, 『유럽의 문화통합』, 『프랑스 문학에서 만난 여성들』, 『문자, 매체, 도시』(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플로베르의 작품 『부바르와 페퀴셰』, 『통상 관념 사전』, 『감정교육』과 플로베르의 전기 『플로베르』를 비롯해 『말로센 말로센』, 『티아니 이야기』, 『해바라기 소녀』, 『잉카』,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외』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