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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117

청춘은 아름다워

헤르만 헤세 ,홍성광

444쪽, 128*188, 15,000원

2021년 12월 20일

ISBN. 978-89-324-0510-0

이 도서의 판매처

헤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중단편 걸작 모음

『요양객』, 『데미안』, 『황야의 이리』 등 헤르만 헤세의 주요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온 을유세계문학전집에서 헤세 문학의 정수를 보여 주는 대표 중단편을 꾸려 『청춘은 아름다워』로 펴냈다. 표제작 「청춘은 아름다워」와 함께 실린 「대리석 공장」, 「라틴어 학교 학생」, 「회오리바람」은 젊은 시절에 겪는 사랑의 아픔과 좌절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헤세 문학 초기의 특징인 서정적이며 전원적인 작풍을 엿볼 수 있다. 「시인」과 「유왕」은 국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단편으로, 인도에서 선교사로 일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동양 문화에 노출되어 온 헤세가 각각 중국의 시인과 왕을 주인공으로 하여 지은 작품이다. 
본 선집에서 가장 긴 분량을 차지하는 「클라인과 바그너」는 작품이 지닌 가치에 비해 대중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싯다르타』 등과 한데 묶여 9년 후 『내면으로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이중에서 「클라인과 바그너」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헤세의 중기 작품 가운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는 헤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전적 성격의 글로, 헤세 작품들의 탄생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일례로 그는 이 글에서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자신의 문제성이 크게 부각되었고 여론과 갈등을 빚으며 곧장 전쟁 반대자가 되었다고 쓴다. 이번 선집에 실린 「유럽인」의 탄생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헤세는 유럽인의 완벽한 기술, 불손함과 탐욕, 지적이고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오만을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노아의 방주’라는 소재를 차용한 이 짧은 글에서 유럽인을 향한 비판과 혐오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전쟁 중 공표하기에 너무 위험이 따랐던 이 작품은 결국 『데미안』처럼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된 글이기도 하다.


청춘 시절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탐구를 
두루 접할 수 있는 작품집 

표제작 「청춘은 아름다워」는 헤세의 단편 소설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꾸준히 번역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오랫동안 객지를 전전하며 헤매다가 마침내 그럴듯한 자리를 잡고서 오랜만에 다시 고향을 찾는 청년의 이야기로, 젊은 날의 고뇌와 사랑의 열병이 헤세만의 섬세하고 분위기 있는 언어로 표현된다. 주인공은 익숙했던 거리와 사람들에게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안정감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이 글이 발표된 1916년은 헤세가 아버지의 죽음, 결혼 생활의 파탄, 아내의 정신 질환, 막내아들의 질병 등을 겪은 해로, 소설 속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시점이었다. 당시 헤세 자신도 요양소에서 칼 구스타프 융의 제자인 랑 박사로부터 정신 분석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때의 경험은 그에게 무의식이라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고, 이를 계기로 헤세는 서정적이며 향토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에서 인간을 탐구하는 작가로 새롭게 태어났다. 
중편 「클라인과 바그너」는 변모한 헤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소설로, 인간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철저히 들여다보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 줄거리는 간단하다. 관리인 클라인은 공금을 횡령하고 결혼 생활에도 환멸을 느껴 남쪽 나라로 도망친다. 거기서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또다시 환멸을 느껴 결국 강물에 뛰어든다는 내용이다. 헤세의 다른 많은 소설처럼 여기에도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다. 결혼한 직후 헤세는 가정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고 도망치듯 여러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주인공 클라인 역시 낯선 나라에서 속수무책으로 고독하게 앉아 운명에 시달리며 두려움에 떤다. 사랑에서 구원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거듭 그가 자신의 내부에서 발견하는 것은 혼란과 분열뿐이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물아붙이며 자기 자신의 무의식을 파헤치고 들여다보는 이 소설은 헤세의 많은 자전적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무자비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본 선집에 실린 중단편은 각기 다른 시기에 쓰였지만, 기본적으로 헤세 작품의 주요 주제라 할 수 있는 ‘운명애’를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을 철저히 생활하고 긍정하는 것, 즉 ‘자기실현’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헤세 작품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청춘 시절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탐구를 두루 접할 수 있는 이번 모음집은, 작가 자신이 젊은 시절의 일대기를 직접 정리한 글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헤세의 생애와 그의 문학 세계를 골고루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1.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
2. 대리석 공장
3. 라틴어 학교 학생
4. 시인
5. 회오리바람
6. 청춘은 아름다워
7. 유럽인
8. 클라인과 바그너
9. 유왕(幽王)


해설: 반항아와 시인, 광인과 도인 사이에서
판본 소개
헤르만 헤세 연보

저자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의 칼브에서 태어난 헤세는 개신교 선교단에서 활동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 1891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7개월 뒤 시인이 되기 위해 도망쳤고, 이듬해 자살을 기도했다. 이후 정신 요양원에 2개월여 입원했다가 바트 칸슈타트 김나지움에 입학하지만 1년여 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시계 부품 공장에 수습공으로 들어가 2년 정도 일하다가 서점에서 약 4년간 근무했다.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산문집 『한밤중 뒤의 한 시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04년 소설 『페터 카멘친트』로 일약 인기 작가가 되었다. 『수레바퀴 밑에』를 비롯해 1916년에는 헤세의 단편 소설 가운데 걸작으로 평가받는 「청춘은 아름다워」를 발표하며 작품을 꾸준히 출간했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자원입대했으나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고 1919년까지 스위스 베른의 독일 전쟁 포로 구호소에서 근무하며 전쟁 포로들을 위해 전쟁과 국수주의를 반대하는 정치 논문, 호소문, 공개서한 등을 국내외 신문과 잡지들에 계속 발표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독일 문단과 국수주의자들에게 변절자로 몰려 정신적 타격을 입었다.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데미안』이 호평을 받았으며, 『요양객』,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을 계속 발표했다. 1946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꾸준히 집필하며 작품을 선보이다가 1962년 생을 마감했다.

역자

홍성광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글 읽기와 길 잃기』가 있다. 역서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니체의 『니체의 지혜』·『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덕의 계보학』,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노벨레』·『이탈리아 기행』, 헤세의 『청춘은 아름다워』·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등, 뷔히너의 『보이체크·당통의 죽음』, 토마스 만의 『마의 산』·『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카프카의 『성』·『소송』·『변신』, 실러의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