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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의 고고학 1960

신현준, 최지선

488쪽, 150*215mm, 28,000원

2022년 05월 30일

ISBN. 978-89-324-7468-7

이 도서의 판매처

1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개정・증보판 
네 권짜리로 업그레이드된 한국 대중음악 통사 

‘한국 팝의 고고학’ 시리즈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세밀히 살핀 저작으로, 2005년 ‘1960’, ‘1970’편 출간 당시 그 시대를 파고든 내실 있는 역작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마치 고고학의 ‘발굴’ 작업과도 같은 치열한 자료 수집과 대중음악 관계자들과의 대면 인터뷰,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른 심도 있는 해석은 확실히 기존에 나온 책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다. 이 책의 절판을 아쉬워하던 독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개정판 출간이 기획되었고, 저자들은 여기에 더해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관찰하고 정리해 나갔다. 기존에 냈던 두 권을 수정, 보완했고 ‘1980’편과 ‘1990’편을 새로 만들어 시리즈를 네 권짜리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책은 사실과 무관하게 신화를 덧입히기보다 사실 속으로 깊고 넓게 들어가는 작업을 통해 흐릿했던 우리 대중음악의 풍경에 뚜렷한 윤곽과 촘촘한 세부를 그려 넣는다. 우리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살펴보는 일은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하는 일과 다름없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때 그 시절, 그들이 있었다. 


팝 혁명부터 세기말의 격정까지 
한국 대중음악계의 흥미진진한 시나리오 

‘한국 팝’이라는 용어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저자들은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언론에서 한 ‘팝 칼럼니스트’가 당시 한국 대중음악의 상황을 ‘팝 혁명’이라고 지칭한 것에 주목한다. 이때 팝이라는 단어가 수입된 서양(미국)의 팝인지, 변형되고 가공된 ‘번안된 팝’인지, 아니면 충분히 토착화된 팝인지는 불분명하다. 아마도 이 모두를 포괄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추측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960년대를 거치면서 일어난 문화적 분출이 한국의 대중문화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 문화적으로 씨를 뿌리거나 싹을 틔우고 있었던 음악적 실천들은 1970년대에 미학적으로 만개한다. 이처럼 『한국 팝의 고고학 1960』에서는 한국의 ‘팝 혁명’이라 지칭될 만한 흥미로운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이 편은 미8군 무대에서 양악을 노래하던 음악인들의 모습으로 시작해 신중현으로 대표되는 소울가요를 지나 포크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이어지는 ‘1970’편은 자작․자연의 자의식과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포크로부터 시작해 대마초 파동으로 굴곡진 가요계의 풍경을 지나 대학가요제와 산울림을 조명하고, 김민기와 조동진 등의 언더그라운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기성과 청년 등이 날카롭게 대립하던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다면적 모습이 앞의 두 권을 통해 조명된다. 이후 저자들은 ‘장르’와 ‘장소’, ‘인물’을 연결 지어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의 면면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여의도와 조용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1980’편은 김현식, 유재하, 어떤날 등을 망라하며 대중음악 장르와 트렌드의 발생과 소멸을 도시 공간과 장소의 변화와 엮어내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 주는데, 영동, 정동, 광화문, 신촌, 대학로, ‘강북’, ‘강남’, 방배동을 거쳐 이태원의 화려한 밤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1990’편은 압구정동과 신해철의 음악 이야기로 시작해 댄스, 록, 발라드, 아이돌, 힙합 등의 키워드를 거쳐 홍대 앞 등에서 활약한 일군의 인디 음악가들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온갖 장르가 장소를 가로질러 흘러 다니고 뒤섞였던 세기말, 그 시대의 격정과 우울과 희망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대중음악의 역사는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 가수를 중심으로 
서술되는 것을 넘어서야 정의롭다” 

『한국 팝의 고고학 1990』의 공동 저자로 참여한 김학선은 후기에서 이 책의 집필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털어놓는다. “나는 지금까지 줄곧 주장하는 형식의 글을 주로 써 왔다. 이 음반은 이래서 좋고, 이 음악은 이래서 아쉽다는 얘기를 주로 반복해 왔지만, 『한국 팝의 고고학』은 전혀 다른 방식의 글쓰기가 필요했다. 글이란 걸, 책이란 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다시 배운 시간이었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 그걸 연결하는지를 배웠다.” 이 시리즈는 그렇게 발굴해 낸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물처럼 얽혀 있는 사실들의 타래를 풀어내어 예리한 시각과 함께 버무린 결과물이다. 음반 사진과 음반 상세 정보, 언론 기사, 관련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글과 함께 배치했고, 각 장 말미에는 본문에서 언급된 음악인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손석우, 김대환, 신중현, 서병후, 이장희(이상 ‘1960’편), 조용필, 안건마, 강근식, 김창완, 배철수, 조동진(이상 ‘1970’편), 나미, 들국화, 한영애, 엄인호, 신대철(이상 ‘1980’편), 신해철, 장필순, 김재선과 김재만, 한경록(이상 ‘1990’편) 등 다양한 음악인들의 심층 인터뷰에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대한민국 대중음악 씬의 뒷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한국 팝의 고고학』은 스타 중심의 서술을 넘어서서 그동안 대중음악계에서 많은 활약을 했지만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창작자, 연주인, 언론인 등 다방면의 사람들을 고르게 조명한다. 우리 대중음악의 윤곽이 그동안 흐릿했던 이유는 이들의 노력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 책이 비로소 깨닫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다.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장 미8군 무대와 ‘양악’의 유입
그때 ‘재즈’가 있었네
미군의 진주와 양악의 직접 유입
‘미8군 쇼’의 탄생과 정비
‘미8군 쇼’의 세 유형: 플로어 쇼(빅 쇼), 패키지 쇼(스몰 쇼), 하우스 밴드
미8군 무대의 공과와 여파
[인터뷰] 팝 계열 가요로 1960년대를 열다: 손석우
[인터뷰] 타악기 솔리스트의 ‘보컬 그룹’ 드러머 시절: 김대환

제2장 일반 무대에서 가요의 서양화
‘재즈’와 ‘가요’
손석우, 팝 계열 대중가요 최초의 작가
방송 무대(민방 무대)와 방송 가요
‘재즈조’와 ‘뽕짝조’
[인터뷰] 트럼펫 연주, 방송국 악단, 작편곡의 ‘마스터’: 김인배
[인터뷰] 색소폰과 클라리넷으로 밝힌 재즈 캄보의 조율사: 이동기

제3장 트위스트 시대와 캄보 밴드
트위스트 열풍과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기타 부기’에서 ‘기타 트위스트’로?
캄보 밴드와 앰프 기타리스트
음악 학원과 기타 학원
[인터뷰] 거물 작곡가의 ‘명기타리스트’ 시절: 김희갑
[인터뷰] 전기 기타 솔로 연주의 ‘교본’: 이인성

제4장 ‘보컬 그룹’과 ‘보컬 캄보’
보컬 그룹, 화목한 자매들과 형제들
캄보 밴드에서 보컬 캄보로
음악 감상실, 팝 음악의 전파와 수용
[인터뷰] 한국 록의 거장, 히트곡 제조기: 신중현
[인터뷰] 한국 그룹사운드의 ‘키(key)’: 윤항기

제5장 ‘네 녀석’의 시대와 생음악 살롱
네 명의 녀석들
보컬 그룹, ‘극장 쇼’에 진출하다
보컬 그룹과 양아치 클럽
생음악 살롱 그리고 ‘살롱가’의 형성
보컬 그룹의 음반은 있는가
[인터뷰] 바보스를 이끌었던 오랜 친구들: 김선과 이진
[인터뷰] 망명한 연주인: 심형섭

제6장 팝 혁명의 조짐
1967년, 사랑의 여름?
신예 가수와 신예 작곡가의 등장
한국의 음반 산업계
1968년, 팝 혁명
[인터뷰] 팝 칼럼니스트의 원형, 그룹사운드의 막후 지원자: 서병후
[인터뷰] 매혹의 하이 보이스: 황규현

제7장 소울 가요, 그리고 1960년대 말의 팝 혁명
1960년대 말을 섹시하게 장식한 펄 시스터스의 소울
‘신중현 사단’ 혹은 ‘서병후 사단’
킹레코드 혹은 킹프로덕션
소울·사이키 가요, 그 빛과 그림자
신중현의 ‘진짜’ 소울·사이키델릭 사운드
[인터뷰] 레슬러 출신의 ‘황소 가수’ 겸 매니저: 소윤석
[인터뷰] ‘신중현 사단’의 좌장, 일렉트릭 베이시스트의 선구자: 이태현

제8장 그룹사운드, 시민회관에서 사이키의 광란
그룹사운드, 서울시민회관을 점령하다!
키 보이스 vs 히 파이브/히 식스
오비스 캐빈과 ‘조용호 사단’
[인터뷰] 록 기타리스트의 선구자: 김홍탁
[인터뷰] 검은 선글라스의 카리스마: 비스의 보컬 이상만
[인터뷰] 방송계의 ‘미다스의 손’: 조용호

제9장 살롱가의 전성시대
명동 살롱가의 후원자들
박영걸 사단, 기지촌 소울(데블스)과 기지촌 사이키(라스트 찬스)
소울·사이키델릭 음반들
사이키 사운드의 문화 충격
[인터뷰] ‘소울 악마들’의 후일담: 김명길, 최성근, 홍필주
[인터뷰] ‘라스트 찬스’의 잃어버린 기회들: 김태일

제10장 포크송, 이지 리스닝에서 싱어송라이터까지
한국 팝, 소울·사이키와 포크송으로 갈라지다?
‘쎄시봉 그룹’ 혹은 ‘무교동파’: 낭만의 시대
그랜드레코드 혹은 ‘황우루 사단’: 격조의 시대
1960년대의 종언, 1970년대의 시작
[인터뷰] 멀고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의 회고담: 한대수
[인터뷰] 지구인(地球人), 지역인 시기의 창의성에 대한 기억: 이장희

개정판 후기
참고 문헌
참고 음반

저자

신현준

1970년대는 청년 반(反)문화에 심취했고, 1980년대는 세상을 혁명하려고 했고, 1990년대는 대중문화 비평으로 젠체했다. 2005년 『한국 팝의 고고학』을 저술한 이후로는 성공회대학교에서 조용히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의 종수는 꽤 많고 주제의 종류는 그의 성격만큼이나 산만 혹은 다양하다.

저자

최지선

1990년대에 명륜동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시는 물론 가요와 팝 음악 모두 사랑했다. 대학원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미학과 접목해 보려는 시도는 매듭짓지 못했고, 몇 차례의 회사 생활도 금세 접었어도, 대중음악에 대한 글쓰기는 포기하지 못했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을 동료들과 함께 하는 동안 괴로웠지만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