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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119

캔터베리 이야기(상)

제프리 초서 , 최예정

576쪽, 128*188mm, 15,000원

2022년 06월 30일

ISBN. 978-89-324-0512-4

이 도서의 판매처

중세 설화 문학의 모든 장르를 집대성한 제프리 초서 최후의 걸작

『캔터베리 이야기』는 ‘중세 사회의 풍속도이자 파노라마’라 일컬어지는 고전이다. 이야기는 런던의 어느 여관에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캔터베리 대주교 토머스 베켓을 기리는 성지 순례를 떠나며 시작하는데, 여관집 주인의 제안으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들려주는 24가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귀족, 성직자, 평민 등은 다양한 신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계층 간의 갈등과 충돌 양상을 심층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당대 교회의 타락상과 흑사병의 창궐 등 격변하는 시대의 변화상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지배적인 담론에 종속되지 않고 통속적인 이야기를 과감히 배치해 중세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현대성을 보여 준다. 모든 인물을 포용하는 따뜻하고 재치 있는 시선 또한 오늘날의 독자도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중세의 지배적 문학 관습을 뛰어넘으며 
영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견인한 시초작

『캔터베리 이야기』는 1387년에서 1400년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이 집필되기 전까지 영국 사회의 귀족과 식자층은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기피해 자국어로서 영어의 중요성과 의미가 미미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제프리 초서는 일찍이 외교 사절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문학의 주축이었던 이탈리아 문학, 특히 보카치오와 페트라르카의 작품을 흡수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문학적 성과를 계승했다. 내용과 형식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연상시키지만, 『데카메론』의 단조로운 연작 형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세련되고 과감한 구성을 선보인다. 이러한 형식적 성과뿐 아니라 영어를 사용함에 있어 문학적이면서도 통일된 언어 규범을 제시하여 영문학을 한 단계로 격상시키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간 시초작이 바로 『캔터베리 이야기』다. 
『캔터베리 이야기』의 화자들은 각기 다른 신분과 계급을 가진 만큼 이들의 이야기 또한 다채롭게 제시된다. 궁정풍의 사랑 이야기, 통속적이고 상스러운 이야기, 사랑과 성, 결혼을 둘러싼 이야기, 종교적인 설교 이야기 등이 교차되어 배치됨으로써 당대의 사회 변화와 사람살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예리하게 포착한다. 당대의 엄숙한 종교적 분위기와 남권 중심주의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루기에는 민감한 이야기를 과감히 배치한 데서 관습적 의식의 전환을 꾀하는 혁신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리버사이드 초서』 판본 국내 최초 완역
19,335행의 운문체를 되살린 한국어판의 결정판

을유세계문학전집 『캔터베리 이야기』는 현재 학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판본으로 여겨지는 옥스퍼드판 『리버사이드 초서』를 원전으로 삼아 국내 최초 완역하였다. 이는 1933년에 옥스퍼드에서 출간됐었던 F. N. 로빈슨의 판본을 계승하여 래리 벤슨이 기존의 설명 주석과 용어 사전들을 세밀하게 검수한 것으로 학술적으로 공인된 판본이다. 이 옥스퍼드판을 저본으로 한 본서는 제프리 초서 연구의 권위자 최예정 교수의 번역으로 총 19,335행에 달하는 원문의 운문체를 세심하게 복원하였다. 여기에 상세한 해설과 친절한 주석을 수록하여 제프리 초서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전문 연구자들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 도서가 될 것이다.
전체 서문
제1장 기사 이야기/방앗간 주인 이야기/장원 감독관 이야기/요리사 이야기
제2장 법정 변호사 이야기
제3장 바쓰에서 온 부인의 프롤로그/수사 이야기/법정 소환인의 이야기
제4장 대학생 이야기/상인 이야기
제5장 수습 기사 이야기/시골 유지 이야기

저자

제프리 초서

중세 영어를 문학의 언어로 격상시키며 영문학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제프리 초서는 1340~1343년경 영국 런던에서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백년전쟁 때 에드워드 3세의 군대에 참여했다가 프랑스의 랭스 전투에서 포로로 잡혔으나 에드워드 3세가 그의 몸값을 지불하여 풀려났다. 이 기간 중에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는 사신 역할을 담당했으며, 그 후에는 프랑스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에도 외교 사신으로 방문했다. 이러한 외국 여행을 통해 당대 프랑스 궁정에서 이름을 날리던 시인과 교분을 쌓고, 프랑스어로 쓰인 베스트셀러 『장미의 로맨스』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당대의 가장 선진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페트라르카와 보카치오의 작품들을 접했다. 에드워드 3세 때 궁에서 여러 임무를 담당하는 왕의 향사로 임명된 이후 리처드 2세와 헨리 4세 치하에서 군인, 외교 사절, 세관 감사관, 왕실 공사 감독, 의회 의원, 부삼림 감독관 등 여러 공직을 거쳤다. 이처럼 다양한 경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대륙의 문학 전통을 영국의 것으로 흡수하며 영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견인하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 「공작 부인의 책」을 비롯하여, 『아넬리다와 아르시테』, 『명성의 집』, 『새들의 의회』,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 『훌륭한 부인전』, 『캔터베리 이야기』 등이 있으며, 중세 시대에 가장 많이 읽힌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을 번역했다. 대표작 『캔터베리 이야기』는 중세 영국 사회의 삶의 양식과 당대 시대상을 심층적으로 보여 주며 ‘영어로 쓰인 중세 문학의 정수’라 평가받고 있다.

역자

최예정

서울대학교 인문대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중세 영문학을 전공하여 『캔터베리 이야기』를 비롯한 초서의 작품들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학습센터장, 교양학부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호서대학교에 재직하며 한국영미문학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논문으로 「『캔터베리 이야기』에 등장하는 어머니상 연구」, 「순결, 폭력 그리고 기독교: 초서의 「의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도덕적인 가우어, 정치적인 가우어」 등이 있으며, 저서로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 『텍스트와 함께 하는 영문학 개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