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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작은책방(2000~2005)_

런던탑/취미의 유전

나쓰메 소세키 ,김정숙

314쪽, A5변형, 8,000원

2004년 06월 10일

ISBN. 89-324-5225-3

이 도서의 판매처

<런던탑>은 소세키가 영국 유학 시 방문한 런던탑의 추억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런던탑에 얽힌 영국의 역사를 상상과 공상으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20세기의 현실을 혐오한 소세키 정신의 일면이 엿보인다. <취미의 유전>은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전반의 공상 속에서 펼쳐지는 전쟁의 극한 상황과, 후반의 전사한 친구 묘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여자를 둘러싼 불가사의한 연애가 이야기의 주축을 이룬다. 이런 전개는 얼핏 전쟁과 사랑이라는 도식적 감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읽어야 할 것은 작가의 반전(反戰) 혹은 염전(厭戰)의식이다. 일본열도가 승전무드에 휩싸인 시점에서 개선군의 개선을 모르고 있었다는 아이러니한 설정, 전장을 도살장으로 표현한 것 등은 당시의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겠다. <칼라일 박물관> 단편 역시 영국 유학시 방문한 칼라일 저택을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세키의 칼라일에 대한 관심은 이미 대학시절 칼라일의 ‘의복철학’에 경도될 정도였다. 그런 칼라일의 집을 방문하여, 소음을 피해 하늘 가까운 다락방에 자기 공간을 구한 칼라일의 심정을 추적해가며 그 우수와 고뇌가 실은 타인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감지하고 있다. <문조>는 제자 미에키치의 권유로 기르게 된 문조가 집사람들의 부주의로 죽어버리기까지, 일상의 흔하기 그지없는 자잘한 일들을 그리고 있으나 그 배후에는 삶의 허무가 진하게 배어 있다. 문조의 섬세한 자태와 가련한 모양을 치밀한 관찰력으로 묘사해가며 과거 아름답다고 여긴 여자, 즉 영원한 여자에의 상념을 오버랩시킴으로써 더욱 깊이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꿈을 꾸었다”라는 서두로 시작되는 <꿈 열 밤(夢十夜)>은 허구 혹은 의식화한 꿈을 나타내는 것으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연상시키나 방대한 소세키 장서목록에 프로이트 책은 한 권도 없다. 이것은 그가 꿈과 무의식에 대하여 자각적인 작가였음을 잘 말해 준다. 흔히 소세키의 어두운 부분, 원죄의식을 나타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긴 봄날의 소품(永日小品)>은 일상 체험을 소재로 한 것, 청소년기와 영국유학을 소재로 한 것, 환상적 무의식적 세계를 소재로 한 것 등 전 25편의 소품으로 구성되었다. 실로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문체로 구사하고 있는 점이 놀랍다. 흔히 소세키 문학의 기본과 작가적 기질을 나타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 해설 : 소세키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사토 야스마사
- 역자의 말
런던탑
칼라일 박물관
취미의 유전
문조
꿈 열 밤
긴 봄날의 소품
설날 / 뱀 / 도둑 / 감 / 화로 / 하숙 / 과거의 냄새 / 고양이 묘 / 따뜻한 꿈 / 인상 / 인간 / 산꿩 / 모나리자 / 화재 / 안개 / 족자 / 기원절 / 돈벌이 / 행렬 / 옛날 / 목소리 / 돈 / 마음 / 변화 / 크레이그 선생
- 연보

저자

나쓰메 소세키

일본 국민 작가이자 근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도쿄에서 5남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소세키의 집안은 유서 깊은 지역의 명가였고 경제적인 여유도 있었지만 너무 늦은 나이에 낳은 아이를 부끄럽게 여긴 나머지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소세키를 다른 집에 양자로 보냈다. 양부모는 그를 애지중지 길렀으나 그 이유가 두 사람의 노후 부양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만큼 조숙했던 소세키는 이후 양부의 외도로 인해 1875년에 다시 본가로 돌아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겪었던 마음의 상처와 환멸은 훗날 그의 마지막 완성작이자 유일한 자전적 소설인 『한눈팔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884년 도쿄제국대학(현 도쿄대학)에 입학했으나 위장병으로 학년 말 시험을 치르지 못해 낙제하지만 다시 학업에 매진해 동 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중학교 영어 교사로 교직 생활을 하다가 1900년에 문부성으로부터 2년간 영국 유학을 명령받고 런던으로 떠나게 됐고, 그곳에서 ‘런던 소식’을 일본 국내 잡지에 게재하면서 자신만의 문학론 저술에 몰두했다. 1902년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메이지대학 고등예과 강사로 활동하며 하이쿠를 쓰기도 했다.
1905년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선보였으며, 『도련님』, 『풀 베개』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1907년에 「아사히신문」에 입사하면서 ‘아사히 문예란’을 창설하고 만주와 조선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양귀비꽃』, 『갱부(坑夫)』, 『문조(文鳥)』, 『꿈 열흘 밤』, 『산시로』, 『그러고 나서』 등을 연이어 선보인 소세키는 『문(門)』을 연재하던 중 위궤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 후 요양 중이던 슈젠지 온천에서 다량의 각혈로 인해 ‘슈젠지의 변고’라 불리는 위독한 상태에 잠시 빠졌다가 겨우 살아났다. 이후 『히간 지나까지』, 『행인(行人)』, 『유리문 안』 등을 집필했으나 건강은 점점 악화되었고, 결국 1916년 위궤양 재발로 와병했다가 12월 9일 타계했다.

역자

김정숙

1949년 경북 영주 출생. 현대문학사, 금성출판사 등의 편집자를 거쳐 일본 바이코여학원대학(梅光女學院大學)과 동대학원에서 일본 문학(나쓰메 소세키)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기타큐슈시립대학, 후쿠오카대학, 규슈산업대학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지막 배우는 체계일본어독본(공저)>가 있으며, 역서로는 <한눈팔기(道草)>, <유리문 안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