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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집

박두진,박목월,조지훈

204쪽, A5변형, 9,000원

2006년 06월 26일

ISBN. 89-324-7105-3

이 도서의 판매처

60년 만에 다시 찾아온『청록집』의 감동 한국 서정시가 도달할 수 있는 탁월한 시적 성취의 가능성을 보여 준 박목월 · 조지훈 · 박두진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어의 향연 시인과 작품세계 『청록집』의 세 시인은 모두 1939년에서 1940년에 걸쳐 정지용의 추천으로『문장』지를 통해 등단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들은 등단 직후인 1941년 일제의 탄압으로『문장』이 폐간되는 등 문단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불운을 겪는다. 이후 그들의 시적 작업은 발표를 기약할 수 없이 개인의 골방에서만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이들 시인들의 창작은 해방을 맞아 공동 시집으로 묶이어 출간되면서 마침내 햇빛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청록집』이다. 책명인 ‘청록’은 시집에 실린 박목월의 시「청노루」에서 따온 것으로, 시집 출간 후 세 시인은 세간에서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게 된다.『청록집』에 실린 시들은 총 서른아홉 편인데 이들을 시집에 실린 순서대로 살펴보면, 먼저 박목월의 시는「나그네」를 비롯하여 열다섯 편이 수록되었고, 조지훈의 시는「봉황수」를 위시하여 열두 편이, 그리고 박두진의 시는「향현」을 비롯한 열두 편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청록집』의 시적 특성에 대해서는 당시 김동리가 ‘자연의 발견’이라는 명제로 그 의미를 규정한 바와 같이 자연에의 귀의와 친화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 세 시인은 자연을 중심 소재로 한다는 공통점과 함께 차이점 또한 지니고 있다. 그 차이점을 살펴보면 먼저 박목월은 향토성이 짙은 토속어를 구사하면서 간결하고 선명한 이미지로 서정적 자아의 애틋하고 섬세한 내면을 형상화한 점에서 그 변별적 특징을 갖는다. 이에 비해 조지훈은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아 민족적 정서를 형상화하고 한편으로는 절제된 율격미 속에 자연미와 불교적인 선취미를 담아내었다. 박두진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하여 산문적인 문체로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 조화를 노래하였다. 자연을 공통 소재로 하여 이 시집에 나타나는 박목월의 향토성과 조지훈의 고전주의적 정신, 그리고 박두진의 기독교적 세계관은『청록집』이후 각 시인의 개성으로 심화되고 확대되었다. 박목월은 정지용에 의해 1939년「길처럼」,「그것은 연륜이다」가 추천되면서『문장』지를 통해 등단한다. 박목월의 초기 서정시가 지니는 부드럽고 맑은 울림은 낭만적인 동경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삶의 고단한 현실과 그로 인한 내면적인 갈등이 떠남을 꿈꾸게 하고, 그러한 꿈꾸기가 서정의 투명한 부드러움으로 인간과 자연을 화해롭게 껴안을 때 쓸쓸함과 넉넉함, 비감함과 아늑함이 복합적인 울림을 가지는「나그네」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이「나그네」의 서정공간에서 건넘의 상상력은 표면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로부터 “남도 삼백 리”가 환기하는 바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간에로의 떠남을 꿈꾸지만, 심층적 차원에서 그것은 “구름에 달 가듯이”의 어사에 암시되듯이 나타남의 세계에서 있음의 세계로, 현상의 차원에서 본질의 차원으로 향하는 시적 자아의 존재론적 지향을 담고 있다. 조지훈은 1939년부터 그 이듬해에 이르기까지『문장』지에「고풍의상」과「승무」가 1, 2회에,「봉황수」,「향문」등의 작품이 3회에 걸쳐 정지용의 추천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조지훈의 초기 작품이자 출세작인「승무」,「고풍의상」등『청록집』의 작품들은 일제하의 질곡적 상황 속에서 소멸해가는 우리 문화를 소재로 삼아 슬픔과 아름다움의 내면정서를 살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고풍의상」등의 작품에서 형상화하고 있는 전통적 아름다움이란 실상 수평적 세계와의 관련이 차단된 고립된 미의식의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고립된 미의식은 고립된 세계인식의 소산이다. 미래, 혹은 외재적인 초월의 가능성으로부터 차단되어 있을뿐더러 현재의 공동체적 삶에 행복하게 참여할 수 있는 통로마저 철저히 막혀 있는 폐쇄된 상황 속에서 분열된 시적 자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삶을 극복하려는 내면적 지향이 전통적 세계에의 탐닉으로 표출되며, 삶의 실존적 무의미를 초극하려는 의식이 아름다움을 통한 진실의 발견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이 양자가 합치점을 이루는 곳이 곧『청록집』에서 형상화된 고립된 미의식으로서의 ‘전통적 아름다움’의 세계이다. 박두진은 1939년 6월『문장』지에「향현」,「묘지송」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정지용은 박두진을 추천하면서 ‘식물성’과 ‘신자연’이라는 말로 그의 독특한 개성을 지적하였다. 박두진은 박목월이나 조지훈처럼 자연을 중심 소재로 삼으면서도 외형률과 표현의 간결성을 중시한 그들과는 달리 자유로운 산문시의 리듬으로 밝고 힘찬 호흡의 시를 썼다는 점에서 이들과 구별된다. 박두진에게 있어서 자연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의 표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박두진의 자연 심상 가운데서도 가장 주요한 심상은 ‘해’의 심상이다. 해로 상징되는 희망의 세계는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장애 앞에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게 하는 근거가 된다. 해는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세계의 어둠에 굴하지 않는 믿음의 시적 증거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그의 시에서 어둠과 일몰은 부정적인 현실의 비유적 표현으로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그의 시는 ‘어둠’을 뚫고 ‘해’와 ‘산’을 향하는 향일성과 상승의 시학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청록집』의 시적 특성은 대부분 자연의 문제와 결부되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청록파 시인들이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지만 우리 시사에서 그들만이 자연을 노래한 것은 아니다. 우리 고전 시가의 대다수가 이러한 범주에 들 것이며, 청록파 이전의 현대시에 있어서도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은 시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청록집』의 문학사적 공적은 자연의 재발견을 통해 존재론적 생명의식을 형상화했다는 점과 함께 우리말의 가락과 심상을 높은 수준의 예술적 형상 속에서 구현해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의 증거는 고작해야 서른아홉 편밖에 실리지 않은『청록집』의 시편들이 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애송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이 증명된다. 박목월의「나그네」,「청노루」, 조지훈의「승무」,「낙화」, 박두진의「도봉」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청록파 시인들의 시가 시대와 사회의 한계를 넘어서 애송되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우리말의 가락과 심상을 뛰어난 시적 형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그 결과 독자들의 심금을 절실하게 울린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박목월

윤사월
삼월
청노루
갑사댕이
나그네
달무리
박꽃
길처럼
가을 어스름
연륜
귀밑 사마귀
춘일
산이 날 에워싸고
산그늘

조지훈
봉황수鳳凰愁
고풍의상古風衣裳
무고舞敲
낙화
피리를 불면
고사古寺1
고사古寺2
완화삼玩花衫
율객律客
산방山房
파초우芭蕉雨
승무僧舞

박두진
향현香峴
묘지송墓地頌
도봉道峯

흰 장미와 백합꽃을 흔들며
연륜

푸른 하늘 아래
설악부
푸른 숲에서
어서 너는 오너라
장미의 노래

해설- 자연의 재발견과 존재론적 생명의식의 형상화

저자

박두진

박두진은 1916년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하였다.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지를 통해 등단하였다. 박목월 · 조지훈과 함께『청록집』을 간행한 뒤 첫 개인시집 『해』를 출간하였다. 이후 『오도』,『거미와 성좌』,『인간밀림』,『고산식물』,『사도행전』,『수석열전』,『속 수석열전』,『야생대』,『포옹무한』,『빙벽을 깬다』등의 시집과 시론집 『시와 사랑』,『한국현대시론』등을 간행하였다. 1998년에 작고하였다.

저자

박목월

박목월은 1916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으며 대구 계성중학교를 졸업하였다. 1939년 정지용의 추천에 의해 『문장』지를 통해 등단했으며, 해방 직후인 1946년 조지훈 · 박두진과 함께 3인 합동시집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첫 개인시집 『산도화』 이후 『난 · 기타』,『청담』, 『경상도의 가랑잎』, 연작시집『어머니』,『구름에 달 가듯이』,『무순』, 동시집 『산새알 물새알』등을 간행하였다. 1978년에 작고하였다.

저자

조지훈


조지훈은 1920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하여 혜화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였다.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문장』지를 통해 등단했으며, 박목월 · 박두진과 함께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첫 개인시집인『풀잎단장』에 이어『조지훈시선』,『역사 앞에서』,『여운』등의 시집과 시론집『시와 인생』,『시의 원리』, 수상집『지조론』, 『돌의 미학』등을 간행하였다. 1968년에 작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