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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에 『제국의 어린이들』이 선정되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독창성, 심미성, 차별성, 그리고 우수성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한국 책을 조명하는 플랫폼으로서, 국내 출판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책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모 분야는 총 4개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디자인 부문)',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그림책 부문)',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문학·만화·웹툰·웹소설 부문)',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학술 부문)'을 선정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 부문에서 이영은 저자의 『제국의 어린이들』이 선정 목록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선정된 도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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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는 매년 꾸준히 새로운 단행본이 나오는 분야 중 하나다. 그 초점도 다양한데 『제국의 어린이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어린이들의 글짓기라는 참신한 사료가 단연 눈길을 끈다. 경성일보사의 일본어 어린이 신문인 『경일소학생신문』은 1938년부터 1944년까지 7회에 걸쳐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조선인 소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글짓기 경연대회를 열었다. 그중 제1회와 제2회 조선총독상 글짓기 대회의 우수작은 각각 이듬해 단행본 『총독상 모범문집』으로 출판되었다. 지은이는 이 작품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글의 소재에 따라 자연, 가족, 동물, 놀이, 일상, 학교, 그리고 전쟁이라는 주제로 나눠 책에 실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당시 일제가 내세운 정책을 비롯해 시대 흐름의 이해를 돕는 해설을 실었다. 이를 통해 사료로서 이 글들에 감안할 점이 몇 가지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하나는 식민 통치 기관이 개최한 글짓기 대회의 우수작이라는 점이다. 일제가 내세운 정책에 부합하는 작품들, 쉽게 말해 입맛에 맞고 검열을 통과한 작품이니 민족 의식을 고취하는 내용 같은 것은 있을 리 없다. 그렇다고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아니라는 것은 어린이들의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또 하나는 일본어, 즉 조선인 어린이들에게는 모국어가 아닌 글짓기라는 점이다. 지은이는 다른 매체에 실린 어린이들의 투고 글들도 일부 실어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어린이들의 글은 여러모로 상당히 흥미롭다. 전쟁 아닌 일상에서도 드러나지만, 특히 전쟁에 관한 글들은 이 어린이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는지 뚜렷이 보여준다. 태연히 ’병사님‘들을 응원하는 글, 조선인도 지원이 가능해진 뒤 경쟁을 뚫고 지원병에 선발되어 출정하는 친지를 자랑스러워하는 글, 편지를 주고받던 병사의 부상 소식이나 친구 아버지의 전사 소식이 담긴 글, 전장에서 살아 돌아왔으되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오빠에 대한 글까지 고루 강렬하게 다가온다. 책은 일본인과 조선인의 글을 따로 나누지 않고 주제별로 섞어 놓았는데, 경제적 형편이나 일상적 체험 등에서 다른 모습이 뚜렷이 드러나곤 한다. 지은이는 일본에서 일제강점기 영화와 연극, 한일관계사 등을 전공한 연구자다. 1940년대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진 ’수업료‘에 원작 작문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이 책의 작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책 첫머리에 나오는 ’수업료‘는 학교에 여러 달 수업료를 내지 못한 어린이의 구체적인 사정과 함께 먼 친척집까지 걸어가서 수업료 낼 돈을 얻어오는 과정이 담겼다. 지은이가 해설을 통해 일러주는 대로, 당시 일본인에 대해서는 무상 교육이 실시되고 있었으니 조선에서는 큰 반향을 얻은 이 영화가 일본에서는 결국 개봉이 유야무야된 배경도 헤아려보게 된다.

 

- 이후남(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 심사평에서

 

전문은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